CONCEPTZINE vol.99

CONCEPTZINE vol.99 - ‘꽃’

EDITOR’S LETTER
컨셉진 99호의 주제는 ‘꽃’입니다. 이 평범한 주제를 세상에 내보내기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매번 주제 회의 때마다 후보로 등장하는 녀석이지만, 우리가 왜 꽃을 다루어야 하는지, 우리 삶에 꽃이 왜 필요한지 정확한 이유를 찾기 어려웠거든요.

‘꽃’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쁜 꽃을 보면 사진 찍기 바쁜 사람, 베란다를 나만의 정원으로 만든 사람, 바로 우리 엄마입니다. 이렇게 꽃을 좋아하는 엄마라면 꽃이 좋은 이유를 알지 않을까 싶어 카톡을 보냈습니다.

“엄마는 꽃이 왜 좋아?”

“그냥 예쁘니까. 보고 있으면 기분 좋잖아.”

그냥 좋다…. 참 허무한 답입니다. 우리 엄마만 답을 모르는 건 아닐까, 꽃 전문가라도 찾아봐야 하는 걸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제가 엄마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냥’입니다. 제가 컨셉진을 좋아하는 이유도 역시 ‘그냥’입니다. 밤공기를 맞으며 하는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걸 배우면 취업에 도움이 돼서 좋다.’

‘이걸 시작하면 금방 부자가 될 수 있어서 좋다.’

좋은 이유가 명확한 것들이 넘쳐 나는 세상입니다. 이런 것들만 좇아도 따라가기 벅찬 시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간혹, 이유 없이 좋은 것들의 가치를 잊고 사는 건 아닐까요?

꽃은 그냥 좋습니다. 보고 있으면 미소가 나오고, 기분 좋게 합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의미를 더 부여할 필요도 없습니다. 세상에는 꽃처럼 명확한 이유는 없지만, 좋아하는 마음만은 확실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도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가끔은 우리 삶에 그냥 좋은 것들을 더 사랑하고 즐기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편집장 김경희

'우리는 매달 새로운 사람이 됩니다.' ⟨컨셉진⟩은 매달 '새로운 주제'를 통해 '새로운 사람'으로 한 달을 살아 볼 수 있도록 돕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입니다. 매달 새로운 주제 하나를 선정하여 아이템, 산책, 컬처, 인터뷰, 독자 사연, 갤러리 등 다양한 형식의 기사로 당신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매번 같은 삶을 반복하고 있다면 ⟨컨셉진⟩과 함께 매달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 보세요.

ITEM - 꽃에게 가는 길 p8
PLACE - 삼성동 산책 p16
SCENE - 꽃과 함께 p50
CULTURE - 꽃이 머문 자리 p70
TO LIFE - 투라이프, 꽃을 만지는 사람들의 삶은 그토록 아름다울까? p80
GALLERY - 피어오르다 p112
ESSAY - 고속버스터미널 댈러웨이 부인 p134
SPECIAL – 너의 이름은 p156
HOME - 나다운 집 p172
VIEWPOINT – 꽃의 기억 p196
CLOSE UP - 꽃 들여다보기 p206
SENTENCE - 이달의 문장 p222
PEOPLE - 향기 나는 사람들 p234
MONTHLY MISSION - 꽃을 위한 10가지 미션 p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