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 정보
책 제목: POSTCARD – 남미에서 부친 서른 여덟 장의 엽서
저자: 백은영
출판사: -
출간일: 2019-10-14
분야: 아트북 / 여행도서
제본: 무선제본
쪽수: 84p
크기: 130*180 (mm)
ISBN: -
정가: 20,000
책 소개
남미 배낭 여행의 소소한 감상을 짧은 글과 그림으로 엮은 엽서책. 있는 그대로 보아도 좋고, 색칠하고 글을 써넣어도 좋다. 페이지를 한 장씩 떼어낼 수 있도록 실선이 들어가 있고, 떼어낸 페이지는 엽서가 된다.
소설에 묘사된 파도 소리를 직접 듣겠다며 남미 여행을 떠난 이가 있다. 여행 중 손바닥만한 노트에 그 날의 풍경과 감상을 기록했다. 이 책은 남미 여행자의 노트를 살짝 훔쳐본 것만 같다. 떠나기 전의 떨림부터, 여행이 조금 지겹고 벅찬 순간, 남김 없이 즐기고 다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의 소회까지, 단상을 순서는 고려치 않고 늘어놓는다. 일기처럼 덤덤히 생각을 이야기 하기도 하고, 짧은 정보를 메모해두기도, 그림으로 그 날 마주친 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한 장 한 장, 그가 남미에서 기록한 소소한 감상들이 당신의 손에 닿았다. 이제 원하는대로 색칠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보자. 한 장씩 떼어내면 그대로 엽서가 된다. 그 엽서는 이제 당신이 부친 그 곳으로 날아가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다음 여행을 준비할 것이다. 여행을 떠났다 돌아옴으로써 완성된 끝내주는 일상 속의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
저자 소개
백은영
하고 싶은대로 살았던 모든 순간들이 모여 적당히 즐거운 지금으로 이끌어왔다고 믿는다. 대학 졸업 후 마땅히 할 것도, 찾아주는 곳도 없었다. 여유로운 백수의 나날 가운데 읽었던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거기 묘사된 칠레 바닷가 마을의 파도 소리에 매료되어 이 소리를 직접 듣겠다며 남미 여행을 떠났고 무사히 돌아왔다. 그 곳에서 얻은 소소한 감상과, 오래 떠난 뒤에 돌아와서야 찾을 수 있었던 평범한 일상의 특별함을 엽서책으로 엮었다.
지금은 온라인 클래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에서 MD로 일하며 모험과 콘텐츠와 기획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마음껏 사용하고 있다. 주말에 책을 읽거나 뜨개질을 하며 쉬고 있다 보면 가끔 오래된 기억의 장면들이 지금과 연결되는 묘한 경험을 한다. 한참 어렸을 때의 내 모습과, 여행을 떠나야만 했던 이유, 여행에서 돌아온 뒤의 일상, 그리고 즐겁게 일하며 적지 않은 보상을 받고 만족스러운 주말을 보내는 지금까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았던 순간들이 모여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신을 믿진 않지만, 마치 '그렇게 되기로 정해져 있는 것처럼' 나를 점점 더 나다운 모습으로 바꿔가는 어떤 불문율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당장 내일이 엄청나게 멋지지 않아도 괜찮다. 눈을 비비며 용감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다음을 향해 움직인다.
책 속으로
일어나 보니 벌써 정오. 늦잠을 잤다.
당신은 촘촘히 세워둔 계획을 미뤄 오늘을 여유롭게 시작하기로 한다.
잠이 덜 깬 눈을 깜빡이는데, 방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요란한 소리.
창문 밖 거리는 퍼레이드가 한창이다.
창틀에 기대어 보고 있으니 문득
오늘의 늦잠이, 우연히 구경하는 이 퍼레이드가
잘 짜인 여행 계획의 하나인 것만 같다.
저자의 한마디
볼리비아에서 떠난 트레킹, 산 속에서 1인용 천막 안에 누워 무섭게 흔들고 지나가는 비바람에 잠 못 들던 날 밤 이 책을 처음으로 떠올렸습니다.
꼭 숨이 멎을 것 같은 장면과 인생의 엄청난 깨달음이 있어야 멋진 여행인 것은 아니야, 이렇게 어이없을만큼 초라하고 무섭고 사소하고 부족한 순간들이 모여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되겠지. 생각이 든 순간이었어요. 텐트 안에서 구부정하게 앉아 노트에 지금처럼 소소한 감상을 주는 순간들을 하나씩 써봤습니다. 거기 적힌 문장들이 여행에서 돌아온 뒤 그림 작가과 편집 디자이너의 손까지 거쳐 이 책으로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이 책은 두서 없이 짧은 감상들을 나열한 것 같기도 하고, 일기였다가 메모였다가 여행 정보를 말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정돈해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우리 모두 알잖아요. 여행지에서 짬내어 쓴 감상들은 일목요연할 수 없다는 것을요.
책에서 제시되는 여행의 순간들을 여러분의 이야기인 것처럼 따라와주세요. 마음껏 색칠하고 그림 그리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써넣으세요. 그리고 한 장씩 떼어내어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부쳐보세요. 그렇게 또 수많은 이야기가, 여행이 시작될지도 몰라요.